[뉴밀레니엄/나치즘 출현]「히틀러家」 사라질 뻔

입력 1999-08-08 18:26수정 2009-09-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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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성(姓)이 만약 ‘히틀러’가 아니었다면? 전혀 얼토당토않은 가정이 아니다.

아돌프 히틀러가 히틀러라는 성을 얻게 된 과정은 기구하다. 히틀러의 할아버지는 요한 히틀러. 그는 농사꾼 안나 시클그루버와 동거해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당시의 관습과는 달리 결혼 후 자식을 호적에 올리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는 사생아가 됐고 어른이 될 때까지 ‘알로이스 시클그루버’로 불렸다. 이 사람이 바로 히틀러의 아버지다.

안나가 죽고난 뒤 요한은 종적을 감췄다가 한참 뒤 다시 나타난다. 그러고는 자신이 “알로이스의 아버지”라고 선언하고 알로이스에게 히틀러라는 성을 붙여준다. 히틀러는 이 개성(改姓)을 무척 기뻐했다. “아버지가 성을 바꾼 것만큼 기쁜 일이 없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을 정도다. 그는 ‘시클그루버’란 성이 “어색하고 비실용적이며 촌스럽다”고 말했다.

그의 성이 만약 시클그루버였다면 나치스 집회에선 ‘하일 히틀러’ 대신 ‘하일 시클그루버’라는 구호를 외쳤을까.

독일인들은 “‘하일 시클그루버’는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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