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고독한 질주

  • 입력 1999년 7월 20일 18시 41분


한국신기록은 곧 세계신기록.

홈런의 역사를 새롭게 써가고 있는 삼성 ‘라이언 킹’ 이승엽(23). 그의 올시즌 홈런페이스는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비교해봐도 단연 ‘톱’이다.

89경기에서 벌써 37개. 메이저리그 홈런 선두를 달리는 새미 소사(시카고 커브스·34개)에 앞서고 일본의 ‘용병 홈런킹’ 로즈(긴데쓰 버팔로스·28개)를 훨씬 넘어선다.

2.4경기마다 1개씩 쏘아올려 새미 소사의 2.6경기당 1개, 로즈의 2.8경기당 1개를 능가하는 초고속 스피드.

지난해 두산 우즈가 세운 국내 홈런신기록(42개)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승엽은 사상 최초로 50홈런 고지에 깃발을 꽂을 가능성이 높다.

2.4경기당 1개라면 남은 43게임에서 18개 추가로 55홈런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계산.

물론 장애물은 많다.

지난해 그랬던 것처럼 심적인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버리느냐가 첫번째 고비. 기량을 놓고 볼 때 이승엽은 이제 국내에선 맞설 상대가 없는 최고 수준의 타자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만이 유일한 적으로 남아 있다.

삼성이 시즌 막판 치열하게 플레이오프 티켓을 다투는 것도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얼마든지 선수 ‘밀어주기’가 가능하지만 다른 팀과 티켓을 놓고 긴박한 승부를 벌이는 상황이라면 홈런보다는 팀 배팅에 치중하는 게 우선.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지난해 홈런왕에 등극할 수 있었던 것도 라이벌 소사와 달리 팀이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해 홈런기록에만 전념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과연 이승엽이 50홈런에 도달할 수 있을까.

20일 휴식일을 이용해 머리를 깔끔하게 자르고 기분전환을 한 이승엽은 “지난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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