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여성 참정운동 聖地「엡섬다운스」

  • 입력 1999년 7월 7일 19시 19분


1913년 에밀리 데이비슨이 ‘거사(擧事)’했던 여성참정권 운동의 성지(聖地) 엡섬다운스 경마장은 탁트인 공원 전경에 잔디가 곱게 깔린 트랙이 넓은 말발굽 모형을 그리고 있다. 기자가 경마장을 방문했을 때는 경기가 없었고 5,6명의 기수만이 말을 타고 경마장을 한가롭게 산책하고 있었다. 경기가 열리지 않을 때는 언제 그같은 사건이 있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평온하기만 하다.

이 경마장의 홍보책임자 앨리슨 베제이는 먼저 기자를 박물관으로 안내했다. 경마에 쓰이는 각종 물품과 메달 등이 진열된 박물관에는 더비의 역사를 담은 20분 분량의 비디오 테이프가 열심히 돌고 있었다. 이 비디오에는 219년 더비의 역사와 함께 에밀리 데이비슨이 사고를 당하는 생생한 장면이 담겨있다.

베제이는 “25년 전부터 고등학교에서 에밀리 데이비슨의 죽음과 여성참정권 운동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며 “그녀는 용감했고 여성참정권을 위해 죽어간 많은 여성들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경기를 관람하는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이 데이비슨에 대해 관심을 표명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베제이는 “여왕이 특별히 데이비슨에 대해 물어본 적은 없다”며 “데이비슨 사건은 더비 역사상 유일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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