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출생과 성장/코카콜라]약국 시럽이 탄산음료 대명사로

  • 입력 1999년 6월 24일 18시 33분


《코카콜라 IBM P&G 셸 3M같은 다국적기업들은 흔히 ‘공룡’에 비유된다. ‘덩치’가 크고 세계적 네크워크를 가진 기업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공룡들이 조그마한 ‘알’에서 부화되듯 다국적기업들도 처음에는 작고 초라하게 출발한 경우가 대부분. 세계적 명성을 지닌 다국적기업들의 ‘원형(原型)’과 규모 확장의 계기 등 뒷이야기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자유의 여신상이 세워진 1886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조그마한 약국을 운영하던 존 펨버튼박사는 이런 저런 실험을 하다 우연히 시럽을 하나 발명했다.

당시는 약국에서 음료수를 만들어 팔던 시대. 펨버튼박사는 이 시럽에 탄산을 섞어 친구들에게 권했다. 전에는 맛볼 수 없었던 새롭고 상쾌한 맛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이에 고무된 펨버튼박사는 이 제품을 약국의 신상품으로 내걸었다. 부하 경리직원의 권유에 따라 ‘코카콜라’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펨버튼박사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이 5센트짜리 음료가 장차 태평양을 건너고 만리장성을 넘어 전세계 200여개국에서 초당 1만1600잔을 마시게 되는 ‘탄산음료의 대명사’가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시골약국의 음료수에 불과하던 코카콜라를 본격적으로 상품화한 주인공은 아서 캔들러라는 인물.

1873년 단돈 1달러75센트를 들고 애틀랜타로 이주한 그는 펨버튼이 죽은 뒤 코카콜라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2300달러에 매입했다. 캔들러는 코카콜라 시럽 개선 실험에 착수해 ‘7X’라는 첨가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첨가물은 지금까지도 극히 일부 책임자를 제외하곤 극비에 부쳐져 있는 물질.

캔들러는 또 도시 구석구석에 광고물을 내걸어 ‘코카콜라는 언제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음료’라는 인상을 심는 데 성공했다.

1899년에는 벤저민 토머스와 조셉 화이트헤드라는 또 다른 장사꾼들이 등장한다. 두 사람은 캔들러에게 코카콜라를 병에 담아 팔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코카콜라를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밑바탕이 됐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