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수원삼성 대한화재컵 포옹

  • 입력 1999년 5월 23일 20시 32분


고종수의 절묘한 백헤딩 패스,박건하의 멋진 오른발 터닝슛.

후반 초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 승부는 이미 수원 삼성으로 기울고 있었다.

선제골로 들떴던 부산 대우는 동점골의 충격으로 허둥대기 시작했고 두드려도 두드려도 더이상 수원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수원은 원정경기의 불리함을 이겨내며 환호했고 부산은 홈경기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눈물을 흘려야했다.

23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99대한화재컵 프로축구 결승 2차전.

수원이 라이벌 부산에 선제골을 뺏기고도 끈질긴 추격전을 벌인 끝에 후반 6분 박건하의 극적인 동점골로 1대1 무승부를 이끌어내 1승1무로 대망의 우승컵을 차지했다.

3만7천8백36명의 국내 프로축구 사상 한 경기 최다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벌어진 이날 경기는 양팀 모두 물러설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의 한판.

경기는 원정경기의 불리함을 극복하려는 수원의 초반 대공세로 시작됐다. 그러나 홈경기를 치르는 부산의 반격은 거셌다.

전반 17분.김주성의 스루패스를 받은 마니치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하며 문전으로 센터링했고 골지역 왼쪽으로 달려들던 뚜레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선제골을 엮어낸 부산은 승기를 완전히 틀어 잡는 듯했다. 올시즌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패한 적이 없다는 자부심이 자신감을 부채질했다. 홈구장 팬들도 첫골의 신호탄이 울리자 2골차 승리를 굳게 믿는 듯했다.

그러나 수원의 추격전은 무서웠다. 후반들어 박건하-고종수를 투톱으로 내세운 전반과는 달리 박건하를 원톱으로 하고 고종수를 공격 2선으로 배치한 수원은 미드필드를 장악하며 기세를 높였다. 후반 6분. 미드필드에서 넘어온 볼을 고종수가 솟아오르며 백헤딩으로 패스하자 박건하가 부산의 밀집 수비벽을 뚫고 오른발 슛으로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린 것.

부산은 경기막판 거센 반격을 전개, 용병 골잡이 마니치 등이 수차례 득점기회를 맞았으나 골결정력 부족으로 끝내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이재권기자> kwon22@donga.com

△결승 2차전

삼성 1-1 대우

(1승1무)(1무1패)

득점=뚜레(전17 도움=마니치.대우) 박건하(후6 도움=고종수.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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