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후수교수/「추사 詩전집」 한글 번역

  • 입력 1999년 4월 23일 19시 38분


“시(詩)를 통해 본 추사는 맑고 깨끗한 정신세계에 도달하기 위해 매진한 인물이었습니다. 누군가 추사를 일컬어 잠도 안자고 언제나 맑은 정신만을 유지했던 도인일 것이라고 한말이 자꾸 떠오르더군요. 성격은 굉장히 꼬장꼬장했을 것 같습니다.”

추사의 시를 한글로 번역한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시 전집’(풀빛,50,000원)을 펴낸 한성대 국문과 정후수교수.

“어려운 말을 골라 쓴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해한 구절도 많았습니다. 결코 쉬운 번역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절묘한 글귀들에 여러번 감탄했습니다.”

학문과 예술분야에서 높은 경지에 올랐던 추사의 정신세계를 탐구해보기 위해 94년 1월부터 번역을 시작했다.

“매주 일요일마다 추사의 시를 들고 한학의 대가인 홍찬유 유도회(儒道會)회장을 찾아가 감수를 받으며 번역에 매달렸지요.5년여가 걸려 지난해 가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에 번역한 시는 가을밤의 정취를 읊은 ‘추사(秋思)’등 모두 3백87편. 추사의 후손이 추사의 글을 모아 펴낸 ‘완당선생전집’과 선비들이 추사의 글을 옮겨적은 ‘담연재시고(覃?齋詩藁)’ 두권의 책에서 시들만 골라 번역했다.

정교수는 시에 쓰인 한자어를 설명하기 위해 출처까지 밝힌 세밀한 주(註)를 달아 원래뜻을 되새기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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