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아시아-유럽 비전그룹」의장 사공일씨

  • 입력 1999년 4월 11일 19시 42분


‘아시아와 유럽대륙의 밀월시대.’

아시아 9개 국가와 유럽의 16개국이 우호 선린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2025년까지 아시아와 유럽간에 완전한 자유무역체제를 추진하고 특히 인적 교류확대를 위해 대형 장학재단이 설립된다.

이에 앞서 아시아 유럽정상들은 내년 서울에서 교환 학생 및 교환 교수제의 확대, 대학간 상호 학점 인정 등 공동 교육 프로그램을 실천할 공동 ‘교육선언’을 선포한다.

“21세기를 맞아 유럽과 아시아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각 분야의 협력강화를 위해 실천가능한 프로그램들이 착실히 준비되고 있습니다.”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산하 외무장관회담에서 아시아유럽비전그룹 의장 자격으로 ‘더 좋은 내일을 위하여, 21세기 아시아―유럽 파트너십’ 보고서를 제출한 사공일(司空壹)세계경제연구원장은 “유럽은 미국보다는 아시아와의 긴밀한 협력을 원하고 있으며 실제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갈등과 경쟁’관계에 있는 북미보다는 상호 보완 역할이 가능한 아시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 대항하는 지렛대로 아시아를 인식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 아시아비전그룹은 2년마다 열리는 ASEM정상회의를 위한 의제 선정과 ASEM의 향후 과제를 결정하기 위해 작년 4월 ASEM 내에 설립된 현자(賢者)그룹.

사공의장은 아시아 유럽간 상호보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2025년까지 자유무역과 시장경제의 완전한 구축 △금융부문 협력 강화 △교역 및 투자 확대 △인프라확충 △과학 기술협력 △환경문제 공동 노력 △교육 문화 사회분야 교류 확대 △인권문제개선 등 선의(善意)정치 실현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

“유럽 내에서도 발전도가 더딘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은 자유무역체제에 부정적 입장인 것 같아요. 그래서 2025년까지로 시한을 넉넉히 잡았죠. 아시아로서도 나쁠 게 전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아시아로서는 안정적 시장 확보라는 측면에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사공의장은 유럽의 입장을 또 다른 각도에서 설명했다. “유로화는 반드시 성공하리라 봅니다. 뿌리깊은 경쟁의식 때문이죠. 유럽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의 대규모화와 세계화에 항상 열등감을 가져왔는데 유로화 출범은 바로 강력한 달러화에 대항하려는 구상의 일환입니다.”

사공의장은 특히 내년 서울ASEM정상회의에선 아시아유럽비즈니스자문위원회 및 인프라스트럭처 개선 공동 강령 등이 마련돼 아시아와 유럽의 협력체제 강화에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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