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오명철/케네디2세의 「정치인論」

입력 1999-02-09 19:05수정 2009-09-2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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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F 케네디, 빌리 브란트, 바츨라프 하벨.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지식인과 언론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은 인물들이다.

4박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8일 저녁 서울을 떠난 존 F 케네디 2세는 또다른 측면에서 언론의 사랑을 듬뿍 받을 만한 요소를 구비하고 있었다.정치 명문가의 외동아들에다 할리우드 배우 못지 않은 용모, 그리고 미인들과의 ‘적절한’스캔들….그저 ‘부모 잘만난 부잣집 아들’에 불과하겠지…. 케네디 2세에 대한 이런 선입견은 연세대에서 열린 그의 특강을 보면서 완전히 뒤바뀌었다.

무엇보다 그는 ‘준비된 정치인’이었다. 그가 부모의 후광을 입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단순히 부모의 명성에 기대고 있지만은 않은 것이 분명했다. ‘권모’와 ‘술수’대신 ‘책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장래를 준비해 왔다는 고백도 신선했다.

그가 정치인에게 필요한 첫째 조건으로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것을 즐거워 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그는 루스벨트 레이건 클린턴대통령 등을 이런 조건을 구비한 인물로 들면서 “이들은 자신의 존재 자체로 주변을 밝게 만드는 독특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때마침 경제청문회와 관련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기자회견 계획을 전격발표했다가 7시간여만에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 헌정사에 과연 ‘존재 자체로 주변을 밝게 만드는 대통령이 몇 사람이나 될까’하는 생각에 자괴감이 든다.

오명철<사회부차장>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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