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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2월 24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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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준과의 인연 말고도 항구 옆 피바디박물관 지하 수장고에 들어가 보면 미국에서도 외진 이곳 박물관에 쌓여 있는 5천여점의 한국민속품에 눈이 휘둥그레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19세기 말 이 박물관 관장이었던 모스가 아시아를 여행할 때 구한말 외교고문을 지낸 묄렌도르프등으로부터 입수한 유물들이다. 토기 도자기 장난감 끽연기구 등 14개항목으로 분류할 만큼다양한 컬렉션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피바디박물관과 같이 세계의 박물관에 흩어져 있는 한국 문화재에 대한 조사를 12년동안 실시해 8권의 대형도록으로 펴낸 것은 해외 한국문화재 조사의 한 획을 긋는 큰 수확으로 평가할 만하다. 조사대상유물이 14개국 1백11개 박물관의 3만5천여점에 이르렀다니 방대한 작업임을 짐작케 한다. 해외 한국문화재의 윤곽을 알게 된 것만도 큰 소득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일을 그친다면 절반의 성과에 안주하는 것밖엔 안된다. 현지 박물관에 우리 문화재들이 전시돼 한국문화를 알리는 전령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메트로폴리탄이나 대영박물관 등에 한국실이 독립돼 있기는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 박물관의 한국 문화재는 창고에서 잠을 자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 한국문화재 실태조사의 종료는 현지전시를 실현시키기 위한 서곡이 돼야 한다.
임연철<논설위원〉ynch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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