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레이더]베네수엘라 차기대통령 차베스

  • 입력 1998년 12월 7일 19시 52분


6일 실시된 남미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우고 차베스(44)는 92년 공수부대 중령시절 쿠데타를 일으켰다 실패해 2년간 감옥살이를 했던 인물.

선거유세에서 집중적으로 부패청산과 서민층 보호를 강조한 그는 지배층의 부패에 염증을 느낀 서민층의 지지에 힘입어 무소속의 엔리케 살라스 로메르후보를 눌렀다.

라파엘 칼데라 로드리게스 현대통령이 속한 집권 기독교사회당(COPEI)과 원내 제1당인 민주행동당(AD)은 차베스의 당선을 막기 위해 자기당 공식후보를 외면하고 무소속 후보 살라스를 지지하는 연합전선을 폈으나 역부족이었다.

81년도 미스 유니버스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레네 사에스는 COPEI의 공식후보로 지명됐으나 막판에 지지율이 3%까지 떨어져 투표 1주일전 중도하차했다.

차베스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의 엘리트코스에서 요직을 맡다가 92년 2월 전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대통령 정부에 대항해 부패청산 등을 내세우며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실패했다.

그는 유세 때 당선되면 국회를 해산하고 서민을 보호하는 헌법을 제정하고 ‘부패한 의원’들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공언하면서 인기가 올랐다. 차베스는 또 가난에 빠진 국민을 구하기 위해 외채상환 중단과 토지국유화 물가통제 등 사회주의적인 경제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때문에 그가 당선되면 쿠데타가 발생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선거당일 7만여명의 군이 투표소에 배치되기도 했으나 선거는 아무런 불상사없이 끝났다.

미국은 92년 쿠데타를 이유로 차베스에 대한 비자발급을 거부하고 있어 미국과의 관계정립도 차베스당선자의 주요한 과제. 그는 선거 당일 존 마이스토 베네수엘라주재 미국대사를 만나는 등 이미 미국과의 관계개선작업에 착수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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