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안현주/『집안걱정마시고 빨리 일어나세요』

  • 입력 1998년 12월 7일 19시 12분


어머님. 벌써 한해가 저물려고 해요. 하지만 올 겨울은 어느 해보다 따뜻할 것 같아요.

11월 1일 우리 집안은 둘째 며느리를 맞이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에는 몰랐는데 동서까지 들어오고 나니 맏며느리로서의 책임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첫째로서 본이 되어야 하고 아직 낯설은 우리 집안의 가풍을 동서에게 가르쳐야 하니 걱정도 앞서고…. 잘할 수 있을까 무척 두렵기도 합니다.

아직 저도 배울 것이 너무나 많은 ‘초보며느리’인데 벌써 밑에 동서를 두다니.

어머님. 도련님 결혼을 앞두고 어머님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시는 바람에 대신 제가 동서랑 함께 예물을 보러 다녔지요.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보니 동서는 걱정할 것 하나 없을 것 같아요.

아직 더 살아봐야 알겠지만 야무지고 알뜰한 모습에 은근히 질투까지 나더라고요.

젊은 사람들 자기만 생각한다지만 동서랑 얘기를 나눠보니 속도 알차고 남을 먼저 이해하고 배려하는 넓고 깊은 마음도 가졌고…. 특히 서방님께 헌신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더라고요.

어머님. 입원하신 지 한달이 넘었어요. 빨리 쾌차하셔서 시온이 재롱도 보셔야죠.

어머님께서 병원에 계시니까 많이 어수선하지만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부족하지만 집안일은 제게 맡기시고 몸조리 잘 하세요.

어머님의 건강한 모습을 어서 빨리 보고 싶습니다.

안 현 주(서울 노원구 상계8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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