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터키 민주좌익당당수 에제비트

  • 입력 1998년 12월 3일 19시 47분


터키 총리를 세차례나 지냈던 민주좌익당(DSP)의 뷜렌트 에제비트 당수(73)가 다시 총리를 맡게 됐다.

에제비트가 총리가 되면 터키에서는 19년만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에제비트당수는 메수트 일마즈 총리가 이끌어온 소수 연립정부가 마피아 연루설에 휘말려 와해된 뒤 술레이만 데미렐 터키 대통령이 2일 그에게 신정부 조각을 위임함으로써 다시 정치의 전면에 등장했다.

언론인 출신이며 영국 시인 TS 엘리엇의 작품들을 터키어로 번역한 뛰어난 번역가인 에제비트는 ‘낭만적 사회주의자’로 불린다. 59년 공화인민당(CHP)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72년 CHP의 당수로 취임해 이듬해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고 이슬람구국당(MNP)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면서 첫번째 총리직에 올랐다.

그리스계와 터키계가 주도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키프로스섬에 72년 터키의 무력 개입을 감행했던 사람도 그였다.

78년 사회민주계 및 중도계와의 연립으로 각각 세번째 총리직을 맡은 그는 80년대 좌우파 학생들간의 충돌로 인한 소요 과정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그는 군부와의 불화로 세차례에 걸쳐 투옥됐으며 10년간 정치활동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DSP는 정치활동이 금지된 동안 그의 아내 라산이 85년에 창당한 정당이다.

에제비트는 앞으로 정치안정을 위해 조국당의 일마즈 당수와 정도당(正道黨)의 당수 칠레르 전총리가 이끄는 양대 보수 정당간 불화를 해소하고 이들을 연립정부에 끌어들여야 한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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