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람들]관리비 비리 원천봉쇄

입력 1998-11-29 20:07수정 2009-09-24 18:2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혹시 우리 아파트 관리비도 터무니없이 비싼게 아닐까.’

서울지검 서부지청이 26일 아파트 보수공사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챙긴 아파트 입주자 대표와 관리소장 등을 구속한 이후 아파트 주민들이 2,3명만 모여도 나오는 소리다. 그러나 평소 아파트 관리비 사용내용을 꼼꼼하게 감시해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주민들도 많다.

지난 2월 경기 안산시 성포동 주공아파트. 몇몇 주민들은 관리비 사용내용을 살펴보다 난방연료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문가에게 문의해본 결과 난방연료를 경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꾸고 연료공급 계약을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바꾸면 1년 연료비를 2억8천만원정도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곧 방송과 유인물을 통해 전체주민에게 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내 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주민들이 관심을 보였고 결국 입주자 3분의2의 동의를 받아 임기가 10개월이나 남아있던 기존 대표회의를 해산시켰다. 새로 구성된 대표들은 모든 공사업체 선정에 공개입찰방식을 도입해 아파트 관리비를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었다. 또 입찰과정과 결과를 주민들에게 상세히 보고함으로써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건영1차 아파트는 아파트 주민간에 합의된 원칙을 지켜 비리를 막은 경우. 이번 서부지청 수사에서 적발된 부성건설은 9월 이 아파트의 보수공사에 입찰을 신청했다. 그러나 아파트 입주자들은 ‘직영공사를 하지않는 업체에는 공사를 맡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 부성건설을 탈락시켰다. 하청업자에게 공사를 맡기면 그만큼 공사비가 낮게 책정돼 부실공사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였다.

주거문화21의 김성기(金成基)대표는 “평소 아파트 주민들이 입주자대표나 관리사무소가 비리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비리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