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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18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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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은 당면 금융 및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무역 투자자유화나 경제 기술협력 등 전통적인 APEC의 접근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재정확대 금리인하 금융지원 등의 3대 과제를 제시했다. 김대통령의 프로그램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이해를 조화시키고 현안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경제외교의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했다는 평가다. 내년 5월 서울에서 열릴 투자박람회도 회원국들의 외자유치 노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APEC의 아시아 금융위기 처방이 구체적인 실천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역할과 아시아 각국의 상응한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은 한마디로 선진국의 금융지원과 재정확대 그리고 개도국의 내수진작이다.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이 함께 아시아 경제회생에 주력하지 않으면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미구에 세계경제위기로 번져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APEC회의에서 무역자유화와 헤지펀드규제방안을 둘러싸고 회원국간에 갈등을 빚은 것은 유감이다. 회원국 상호간의 이해가 엇갈리고 미국과 일본의 힘겨루기가 다시 APEC의 위상을 흔들고 무력화를 불렀다. 무역자유화와 관련해서는 일본과 아시아 일부 국가들이 임수산물의 관세자유화에 반대함으로써 9개 분야의 조기자유화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헤지펀드규제는 무역투자 자유화원칙과 상충된다는 미국의 반대에 부닥쳤다.
정상선언의 실효성과 후속조치 마련에도 한계가 있다. 정상선언 내용은 앞으로 3개월마다 열리는 고위관리회의(SOM), 재무장관 및 통상장관회의 등 각료회의에서 검토되지만 기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APEC가 당초 집행기구가 아닌 협의기구 성격의 모임으로 출범했기 때문이다. APEC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역할 재정립과 근본적인 개선책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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