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포인트 재테크]이강운/너도나도 외평채 투자

입력 1998-09-15 19:42수정 2009-09-25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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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는 외국환 평형기금 채권 (외평채) 이 국내에서는 인기가 치솟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외평채 판매창구인 증권사에서는 ‘없어서 못팔 지경’이라며 먼저 예약할 것을 권하기까지 한다.

동양증권의 경우 8일 외평채 판매를 시작한 이후 14일까지 3천4백만달러어치를 개인고객에게 팔았다. 조금 지나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증권사의 말.

과연 외평채가 ‘줄을 서야할 정도로’ 투자할만한 상품인지 투자자들은 꼼꼼히 따져봐야할 것 같다.

외평채 금리는 △5년만기가 연 13.2% △10년 만기는 연 13.5%로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연 10∼11%)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표면금리(8.75%)에 농특세 2%만 부과하기 때문에 절세혜택도 누릴 수 있다. 또 외평채는 정부가 발행한 국채이기 때문에 안전하다.

문제는 외평채에 투자하는 순간 환(換)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즉 환율변동에 따라 투자원금을 떼일 수 있는데도 개인투자자들은 환리스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채권전문가들의 귀띔이다. 자산의 50%를 외평채에 투자하겠다는 ‘무모한’ 고객들도 더러 있다고 한다.

외평채는 환율이 하락(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손해를 보는 상품이다. 예컨대 환율만 따지면 1천4백원대인 환율이 7백원대로 급락하면 투자원금의 절반가량을 손해본다. 물론 환율이 상승하면 이득(환차익)을 보겠지만 환율예측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투자자들은 그런 변동 즉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투자해야겠다.

또 증권사를 통해 중도환매를 할 수 있지만 매도가격은 외평채의 국제시세에 따라 정해지고 최악의 경우 심각한 매매손을 입을 수도 있다.

외평채에 투자할 마음을 먹었다면 금융자산의 10∼20%가 적당하지 않을까. 환차익과 매매익을 동시에 누릴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마음먹은대로 이뤄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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