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문닫은 「성인방」단골들, PC통신 물흐린다

  • 입력 1998년 9월 14일 19시 39분


“낯뜨거운 농담은 물론이고 노골적으로 치근덕거리는 사람이 갑자기 늘어 요즘은 PC통신 대화방에 들어가기가 겁날 지경이에요.”

음란물 유통에 대한 검찰 수사로 PC통신회사들이 성인정보방을 폐쇄한지 4개월째. 갈 곳이 없어진 성인방 이용자들이 청소년 가정주부 등 일반 가입자들의 공간을 침범하고 있다.

가정주부 김정원씨(26·서울 강서구 가양동)는 “성인정보방 사용자들이 일반 대화방으로 몰리는 바람에 PC통신에서 마음놓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기 힘들게 됐다”고 불만.

건전한 대화를 나누려고 대화방에 들어온 네티즌들은 이따금씩 날아오는 이상야릇한 성희롱에 얼굴이 붉어지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가입자들은 “인터넷에는 훨씬 야한 음란물이 얼마든지 있는데 검찰이 유독 성인정보방만 단속하는 까닭을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PC통신업체들은 “검찰이 수사 근거로 내세우는 현행법상 ‘불온한’ 정보를 확대해석하면 법망을 빠져 나갈 방법이 없다”면서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성인정보방을 폐쇄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호소. 성인정보 이용자들은 “뚜렷한 기준도 없이 무자비하게 성인방을 폐쇄하면 수요층이 다른 곳으로 몰리게 마련”이라며 “검찰의 단속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난.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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