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트레이드 일단락…웃돈 쓰고도 현대 웃다

  • 입력 1998년 8월 7일 19시 25분


‘넘치는 것은 잘라내고 모자란 것은 보충하고.’ 프로야구 각 구단의 트레이드가 막을 내렸다.

선수들의 이적은 뜨거운 여름을 나며 기진맥진해진 각 팀에 활력소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어느 구단이 가장 알찬 수확을 올렸을까.

현대가 단연 으뜸이다. 대표적인 예가 쌍방울 조규제를 낚은 것. ‘투수 왕국’ 현대가 굳이 ‘없는 집안 선수까지 넘본다’는 눈총을 받으며 또 투수를 영입한 이유를 알아보자.

조규제는 91년 신인왕과 구원부문 타이틀을 딴 특급 마무리 투수. 하지만 올시즌엔 2승3패1세이브의 저조한 성적. 그런데도 현대는 투수 가내영과 박정현, 여기에 3억원의 웃돈까지 주며 그를 모셔왔다.

왜 그랬을까. 답은 현대가 같은 날 LG 박종호를 데리고 오며 최창호를 보낸 사실에 숨어있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와 맞붙을 가능성이 큰 팀은 삼성 LG 쌍방울. 모두 왼손타자의 위력이 대단한 팀들이다.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스트롱 외에 강력한 왼손마무리 투수가 필요했던 것.

조규제를 손에 넣자 같은 왼손투수 최창호의 가치는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었다. 또 허리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이명수의 2루수 자리도 불안했다. 그래서 필요했던 게 2루수 백업요원인 박종호.

반면 쓸만한 왼손투수가 없는 LG로서는 최창호가 ‘가뭄 끝의 단비’같은 존재.

한편 그동안 조규제 영입에 공을 들였던 롯데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셈. 롯데는 조규제의 유니폼까지 맞추어 놓았으나 현대의 금전공세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이밖에 OB는 쌍방울로부터 김실을 받고 투수 박상근과 외야수 박상현을 내주는 2대1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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