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보는 세상]統長인기…월수15만원 후보많아투표도

  • 입력 1998년 7월 7일 19시 35분


통장(統長)‘벼슬’이 뜨고 있다. IMF여파인가.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선 통장직을 둘러싸고 무려 4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였다. 결국 반장 8명과 지역유지 4명으로 구성된 추천단이 투표, 어렵사리 통장을 결정했다.

구청 소식지나 민방위훈련소집 통지서를 옆집에 전달하는 귀찮고 고된 일을 도맡는 통장직. 그런데도 다시 인기를 끄는 이유는‘수입’ 때문이다. 한달 10만원의 활동비와 연 200%의 상여금 등 월 15만원 정도의 수입이 요즘 형편에 비추어보면 ‘쏠쏠’하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통장에게 가족 1인당 쓰레기봉투를 3장씩 거저 주기도 한다.

자영업자가 통장을 겸임할 경우 지역정보 입수가 용이해 동네에서 잘되는 업종이나 장소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신원이 확실해 은행대출도 잘된다. 그래서인지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9월말 현재 1백97명이던 통장직 결원이 최근에는 통장이 이사를 떠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는 상태.

남자 65세 여자 60세의 ‘통장정년’에 구애받지 않기 위해 아들 이름으로 등록하고 활동은 아버지가 대신 하는 편법 ‘세습(世襲)형’도 나타날 정도로 인기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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