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동강 지킴이」사진작가 석동일씨

  • 입력 1998년 7월 1일 19시 40분


“후손에 대한 범죄행위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섰습니다.”

‘동강 살리기’에 힘쓰고 있는 동굴전문 사진작가 석동일(石東一·46)씨.

“처음엔 천연기념물 260호로 지정된 백룡동굴이 댐이 건설되면 물에 잠긴다길래 걱정만 하고 있었죠. 그런데 동강을 한번 훑어본 뒤 ‘동굴이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어라연의 절경을 비롯, 곳곳에 산재한 동굴들이 그의 눈을 잡아 끈 것. 게다가 수자원공사가 내놓은 환경영향평가와 지형지질 조사 등이 지나치게 부실하다는 점을 발견한 그는 만사를 제쳐두고 댐건설 반대에 매달렸다.

“수백년전부터 이 지역 주민들은 이미 하미동굴과 연포동굴 등을 드나들었고 강변의 바위산 하나에 동굴입구가 6개나 보이기도 하는데…. 도대체 정책 입안자와 승인자들이 현장을 한번이라도 와봤다면 이렇지 않았을 겁니다.” 댐건설예정지의 지형지질만 조사하고 댐을 만들었다가 뜻밖의 붕괴사고 등 인재(人災)를 낳을 수 있다는 게 그의 경고. 건설을 막기위해 힘을 모으려면 많은 사람들이 직접 동강을 직접 봐야 한다는 생각에 그는 한달반 사이 8번이나 ‘1백리 구절장강’을 오르내렸다. 그런 석씨를 가리켜 주위사람들은 어느새 그를 ‘동강 지킴이’로 불러주고 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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