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 타임스]대입원서 前科기재 신중해야

  • 입력 1998년 6월 30일 20시 02분


▼더 타임스▼

영국 대학입학사무국(UCAS)이 내년부터 대입응시원서에 전과사실을 기록하도록 의무화했다.

대학에서 이같은 정보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사우샘프턴에서 일어난 일련의 성추행사건 용의자는 지도교수가 모르는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은 일종의 공동체여서 소수의 개인에 의해 훼손될 여지가 많다. 마약거래나 도벽처럼 범죄 성향이 있는 학생은 다른 학생들로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감시를 받게 된다. 비행정도가 심하면 범죄자 취급을 당할 수 있다.

각 대학은 입학 사정을 할 때 학생들의 범죄사실을 고려할 것인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응시자들은 면접시험에서 범죄사실이 있는지를 질문받게 되지만 해명할 기회는 좀처럼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린 시절 한 순간의 잘못으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될 위험이 있다.

면접시험없이 서류전형만으로 입학사정을 할 경우 입학원서의 비중은 더욱 커진다. 재능있는 학생들이 자의적이고 불합리한 결정의 희생양이 될 소지가 있다. 보다 순화된 방법으로 대학당국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대학생활에 적응하는데 문제가 되는 잘못을 범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볼 수도 있다.

대중 고등교육시대에는 응시생들의 인적사항 기록이 교사들에게 행정적인 짐이 된다. 결과적으로 인적사항의 행정처리 과정이 비인간화하고 있다. 인적상황은 대부분의 경우 입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몇몇 학생에게는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정리·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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