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현대重 「사랑의 편지쓰기」 감동

  • 입력 1998년 5월 19일 11시 09분


‘…아빠는 회사가 어렵지만 제가 알까봐 엄마하고만 조용히 이야기하시는데 저도 다 알고 있어요…. 이 IMF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현대중공업이 어버이날을 맞아 9일 회사 잔디밭에서 실시한 ‘제7회 사랑의 편지쓰기’에서 대상을 받은 울산 동평초등학교 4년 조호연(趙昊淵·10)양이 아버지에게 쓴 내용 중 일부다.

조양의 편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맑은 동심과 솔직한 표현, 문장력 등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양은 이 편지 끝부분에서 ‘하늘은 언제나 푸른 것이 아니잖아요?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구름에 가리기도 하잖아요. 아빠 곁에는 항상 저와 엄마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또 세 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장애인 어머니를 둔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건강한 청소년의 모습을 그린 울산생활과학고 2년 유순애(柳順愛·17)양이 특별상을 받았다.

또 김모양(14·현대여중 2년)은 ‘IMF한파가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우리 집에도 닥쳤고 결국 아버지께선 마음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열흘전 집을 나가셨습니다…. 어제는 어버이날이었습니다. 혹시 오실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두 송이의 카네이션을 준비했지만 결국 아빠는…’이라는 안타까운 내용의 편지를 쓰기도 했다.

울산시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편지쓰기에는 총 2천8백37통의 편지가 접수됐다. 시상식은 15일 현대중공업 문화관에서 열려 대상과 특별상 등 입상자에게는 각각 3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울산〓정재락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