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秘話 문민정부51]김현철 수사 「드림팀」

  • 입력 1998년 5월 15일 07시 50분


김현철(金賢哲)씨 수사는 ‘드림팀’으로 불렸던 검사들이 ‘목을 걸고’ 수사에 임했다는 점에서 특별수사의 전범(典範)으로 꼽을 만하다. 검찰 수뇌부가 수사팀과의 견해 차이를 이례적으로 치열한 공방과 토론을 통해 해소했다는 사실도 이채롭다.

수사팀은 대검 중수부 이훈규(李勳圭)3과장을 중심으로 김준호(金俊鎬) 신현수(申炫秀)연구관, 서울지검 특수부 등에서 차출된 김경수(金敬洙) 오광수 노관규(盧官圭)검사가 주요 멤버. 이들은 수사팀이 구성된 직후 사표를 써서 이과장에게 맡겼다. ‘실패하면 검사로서 장렬히 전사하겠다’는 각오였다는 것.

이들의 최초 작업은 ㈜심우 대표 박태중(朴泰重)씨에 대한 압수수색. 드림팀은 여기서 현철씨의 ‘2천억원 리베이트 의혹’을 밝혀내겠다며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다.

2천억원 의혹 파문을 일부에서 ‘실수’라고 지적한데 대해 수사팀 관계자는 “강력한 수사의지를 천명하고 수사팀 스스로 ‘족쇄’를 차기 위해 던진 승부수였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뇌부와 수사팀의 ‘궁합’도 잘 맞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과장은 “김기수(金起秀)총장이 끝까지 중립을 지키고 수사팀을 신뢰해준 것이 수사성공의 원인(遠因)”이라고 말했다. 김전총장은 “수사 초기 성당에 갔을 때는 신도들에게서 외면당했는데 수사가 끝난 뒤에는 박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현철씨 수사검사들은 4월말 이과장의 검찰1과장 부임을 축하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이들은 “사표를 쓸 때의 각오를 영원히 간직하자”며 대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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