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美 회원제 낚시클럽 등장…무공해 낚시위해

  • 입력 1998년 5월 12일 19시 24분


낚시에도 회원제클럽이 등장했다.

환경오염에 분노한 미국 강태공들이 골프클럽처럼 회원제로 운영하는 사설 낚시클럽을 세운 것. 미국의 낚시클럽은 반드시 자연상태 그대로여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저수지가 아니라 강가 등 주위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을 사유화하여 만든 것이 특징. 하루 이용료는 1백35달러(약19만원)로 공공낚시터보다 무려 16배나 비싸다.

미국강태공들이 낚시클럽을 만든 이유가 애틋하다. 바로 몇해 전 국내에서도 개봉돼 큰 인기를 모았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때문.

낚시의 매력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한 이 영화는 정작 미국 ‘강태공’들에겐 저주의 대상. 그것은 영화를 보고난 뒤 사람들이 너도나도 낚시에 뛰어들어 한적한 자연속에서 즐기는 낚시의 매력을 깨버렸기 때문.

낚시붐이 일자 주정부들이 낚시세수입(1인 하루 보통 8달러50센트)을 겨냥, 앞다퉈 낚시관광객 유치경쟁을 벌였다. 일부 주에선 인공부화시킨 치어들을 강에 쏟아붓기도 했다.

결국 강과 호수는 바글거리는 양식어들로 수질오염에 시달리게 됐다.

동해안의 한적한 간이역이던 정동진이 드라마 ‘모래시계’ 방영 이후 몰리는 인파로 쓰레기로 뒤덮여 악취만 가득하다는 소식이다.

우리도 ‘정동진 클럽’이라도 만들어야 할까.

〈전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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