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나랑 놀자」,맑은동심 담은 예쁜 이야기

  • 입력 1998년 5월 4일 19시 30분


안녕, 나는 길쭉이의 그림자 또쭉이에요.

길쭉이가 걸으면 나도 걷고, 길쭉이가 계단에서 뛰어내리면…, 앗, 또 나를 밟겠네.

살금살금! 길쭉이가 잠들면, 나는 밖으로 나가요. 어딜 가느냐고요? 나는 하늘로 올라가 온 세상의 그림자들과 만나서 세상을 깜깜하게 한답니다. 새벽에 돌아올 때는 남의 자리에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야 해요.

길쭉이가 목욕할 때, 난 어디 있을까요? 자세히 보세요. 물 속에 있잖아요!

그리고 가끔은 길쭉이보다 훨씬 커지기도 한답니다. 길쭉이가 자라면 나도 자라요. 우리는 늘 함께 있는 좋은 친구지요….

한국프뢰벨에서 펴낸 그림동화 ‘길쭉이의 그림자 또쭉이’(뱅상 부르조 글 그림). 취학전 어린이들의 지적 발달을 돕는 ‘나랑 놀자’ 시리즈로 나왔다.

유아들에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친구다. 동물이든 사물이든 사람과 똑같이 숨쉬고, 똑같이 느끼고, 똑같이 생각한다. 해 구름 바람은 물론이고 놀이감, 심지어 자동차 가방과도 함께 뛰놀고 얘기를 나누며 즐거워한다.

‘나랑 놀자’ 시리즈는 어린이들의 이런 특성에 맞춰 동물이나 사물들의 생김새와 특징, 역할 등을 예쁜 이야기 속에 아기자기하게 담았다. 우리 주변의 친숙한 동물들과 호기심을 끄는 사물들이 바로 동화의 주인공.

‘꼬마 돛단배 빨람이’(레미 쿠르종 글 그림).

내 이름은 빨람이. 작은 돛단배예요. 파란 하늘, 흰구름도 나의 친구랍니다. 가끔 하얀 새가 놀러 오기도 하지요. “너 지금 내 머리 위에서 뭐 하니?”

물고기들은 나를 졸졸 따라다녀요.우리 엄마는 출렁이는 바다예요. 아빠는 힘센 바람이고요. 엄마는 나를 띄워 주시고, 아빠는 나를 밀어 주시지요. 야호! 난 엄마 아빠와 함께 있을 때 가장 신나요!

“엄마, 아빠! 이번 생일에 받고 싶은 선물이 있어요. 무엇이냐면요…, 예쁜 동생이에요….”

동물들의 이야기는 더욱 살갑다. ‘아기돼지 통실이’(조엘 졸리베 글 그림)와 ‘빨간 물고기 홍이’(알랭 크로종 글 그림).

내 이름은 통실이. 오동통, 토실토실 아기돼지예요. 나는 형제가 열이나 돼요! 그리고 내 예쁜 꼬리 좀 보세요. 소도, 닭도 나처럼 꼬리를 돌돌 말지는 못해요.

첨벙첨벙! 꿀꿀꿀! 진흙탕에서 뒹굴며 노는 건 정말 신나요.

아침엔 빵을 먹어요.“딸기 잼을 듬뿍 발라 먹어야지.” 아빠만큼 커지고 힘도 세지려면 점심을 먹고 나서 푹 자야 해요. 쿨쿨쿨….

꿈에 정육점 아저씨가 나오는 건 정말 싫어요.“통실이 살려!”

‘빨간 물고기 홍이’에서는 금붕어와 어린이들이 함께 어울린다.

내 이름은 홍이. 빨간색 물고기예요. 비닐 봉지에 담겨져 유치원에 왔어요. 어항으로 옮겨지자 나는 소라 껍데기 속으로 들어 갔어요. 친구들은 내가 신기한가 봐요.

모두들 내가 낚싯바늘 물기를 기다렸어요. 하지만 난 절대로 바늘을 물지 않지요.

보람이는 먹이를 너무 많이 줘요. “난 곧 뚱뚱보가 되고 말거야….” 노랑 머리 노라는 내 꼬리를 잡고 말해요. “살려 줄까, 말까?” “살려 줘…, 제발.” 우람이도 장난꾸러기예요. 어항 속에 계속 물거품을 만드네요. “그만 해! 어지럽단 말이야!”

친구들이 나를 괴롭히는 것만은 아니에요. 한번은 내 모습을 예쁘게 그려줬어요. 이 그림들을 보고 난 매우 행복했답니다.

그러다 깜깜한 밤에 혼자 남으면 걱정이 돼요. “친구들이 나를 잊어버리면 어떡하나….”

어린이들의 친구를 어찌 다 손꼽을까. 하지만 구두보다는 작고 완두콩보다는 큰 ‘빨간 박쥐 콩새’(프레데릭 케슬레 글 그림)와 보기에도 깜찍한 ‘개구장이 강아지 토토’(카트린 베냐)를 빼놓을 수는 없다.

아빠의 송곳니에 그네를 매달아 타는 ‘아기코끼리 코코’(레미 쿠르종 글 그림)와 진흙탕에 빠진 친구를 구해주는 ‘힘센 트랙터 도치’(알랭 크로종 글 그림)도 그렇고….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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