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18일]황사, 황금주말을 슬그머니 넘보고

  • 입력 1998년 4월 17일 20시 32분


타클라마칸의 ‘에일리언’이 도시를 삼켰다. 거대한 ‘황사막(黃砂幕)’에 포획된 도시. 노쇠한 공룡의 피로(疲勞)가 밀려드는 듯.

오르도스, 고비, 타클라마칸사막에 이르는 황사의 대륙. 그 면적만도 한반도의 갑절에 달한다니, 한번 걸려들면 반도의 절반이 ‘먼지 숲’에 잠길밖에.

조팝나무 댕강나무 산철쭉 섬벚나무 분꽃나무에, 만리화 명자꽃 금잔화 은방울꽃이 다투어 피는 시절. 이 좋은 계절의 ‘다 된 밥상’에 고춧가루라. 그 노는 품새가 영락없이 ‘여의도 풋내기들’을 뺐다. 아침 10∼12도, 낮 18∼22도.

바람이 탄식하였다. “여의도에서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 찌르레기나 뻐꾸기들이 어찌 그리 많은가….”

〈이기우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