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피플]김영환 현대전자사장

  • 입력 1998년 3월 12일 19시 47분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을 인수해 살려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해외기업일 경우는 더 어렵다. 경영 기법보다 ‘문화’라는 장벽이 더 무섭기 때문.

현대전자는 지난달 비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미국 현지의 자회사 심비오스를 현금 7억7천5백만달러(약 1조2천4백억원)와 부채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되팔았다. 적자 기업을 인수해 3년만에 3배 이상으로 키워낸 것. 또다른 자회사인 하드디스크 생산업체 맥스터도 지난해 4·4분기(10∼12월)에 2천3백만달러의 첫 흑자를 냈다.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AST(삼성전자)나 제니스(LG전자)와는 대조적이다.

현대전자 김영환(金榮煥)사장이 밝히는 그 ‘비결’.

“해외 자회사의 성공을 위해선 종업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피부색이 다른 그들에게 본사가 핵심사업으로 지원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죠.”

이를 위해 김사장은 ‘최고 경영진’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몽헌(鄭夢憲)회장이 미국에서 분기별로 열리는 이사회마다 직접 참석해 설명을 듣고 즉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주는 것이 좋은 예라는 것. 다른 경쟁사보다 4천만달러가 적은 3억4천만달러에 심비오스를 인수하는 행운을 잡은 것도 정회장이 직접 상대 오너와 만나 담판을 지은 것이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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