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혁의 사이버월드]저질게시물 삭제「유즈넷Ⅱ」곧 등장

  • 입력 1998년 3월 4일 20시 20분


‘인터넷’하면 웹 형태의 서비스가 전부인 것으로 아는 사람도 있지만 웹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이 ‘유즈넷’서비스다. 유즈넷은 올라온 정보를 보기만하는 웹과 달리 PC통신의 게시판처럼 다른 사용자와 각종 자료를 주고 받으며 토론도 벌일 수 있어 동호인이나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진 네티즌이 모이고 있는 곳이다.

요새 나온 웹브라우저는 기본적으로 유즈넷 접속기능을 갖고 있어 프로그램 메뉴에서 ‘뉴스그룹’을 선택하면 바로 유즈넷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유즈넷은 특정한 분야에 대한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웹을 돌아다니는 것보다 유용한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도움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유즈넷 공간을 상품홍보공간으로 여기는 업체가 홍보선전물을 여기저기 마구 올려놓거나 공연히 욕설을 해대는 사람들이 있어 골치를 앓는다는 것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유즈넷의 ALT(Alternative)그룹의 경우 일명 무정부주의자(Anarchist) 미치광이(Lunatic) 테러리스트 (Terrorist)의 모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게시물이나 토론 내용이 많다.

이렇게 유즈넷이 혼란에 빠지자 이를 바로잡으려는 서버관리자들이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2월 미국의 대형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넷콤(http://www.netcom.com)’은 유즈넷 서버관리자들로부터 ‘유즈넷 이용 중지 처벌’을 받았다.

이것은 그동안 광고성 게시물을 가장 많이 올리는 넷콤 가입자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이 회사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한 것. 이에 따라 넷콤의 이용자가 올린 모든 유즈넷 게시물은 자동으로 삭제됐다.

유즈넷 이용 중지 처벌은 넷콤에 처음 적용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 미국의 또 다른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유유넷에도 이 처벌이 적용된 바 있다.

당시 광고성 게시물이 며칠만에 현저히 감소해 큰 효과를 봤다.

그러나 유즈넷을 바로잡으려는 활동은 이제 단지 처벌로만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주요 뉴스그룹의 서버관리자들이 현재 유즈넷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뉴스그룹 서비스인 유즈넷Ⅱ(http://www.usenet2.org)를 건설하려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즈넷Ⅱ는 좀 더 엄격한 통제기능을 서버에 도입할 방침이다. 우선 중복게시를 제한하고 상업적인 게시물을 자동으로 걸러내겠다는 것이다. 음란성 게시물이나 욕설이 담긴 게시물은 물론 사전에 삭제해 버린다.

앞으로 유즈넷에도 일반 온라인 서비스의 게시판 관리체제와 마찬가지의 규제조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안진혁(나우콤 C&C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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