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책 읽어주는 엄마모임 「이야기 공장」

  • 입력 1998년 2월 23일 08시 47분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유치원 원아들은 화요일이 빨리 왔으면 한다. ‘이야기공장’ 회원들이 찾아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 ‘공장’은 좋은 동화를 아이들에게 소개하고자 연구하는 이 지역 주부들의 모임. 분당구청에서 개설한 동화구연강좌에서 같이 공부한 인연으로 95년 가을 결성돼 현재 회원은 11명. 회장 김증순(金曾順·39)씨는 그때 강좌를 맡았던 강사. 모임 명칭은 아이들이 ‘공장’을 기계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지는 장소가 아닌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곳’으로 인식한다는 데 착안, ‘새로운 이야기’라는 의미로 붙였다. 회원들은 대개 매주 화요일 두팀으로 나눠 활동한다. 한 팀은 오전 그림유치원(야탑동 장미마을) 등 분당지역 유치원들을 찾아가 동화를 들려 준다. 다른 팀은 오후 5시반 어린이서점 ‘아침누리’의 도움을 받아 캡어린이백화점(한솔마을) 소강당에서 유치원생 초등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동화구연 봉사활동을 한다. 일방적으로 얘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앉아 있는 아이들이 차례로 나와 또래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도록 한다. 좋은 동화를 엄선, 소개하지만 아이들 정서에 맞지 않는 내용을 빼거나 다듬는 각색에도 신경을 쓴다. ‘공장’에서 새롭게 ‘가공’한 동화만도 50여편에 이른다. “요즘 아이들은 참 영리합니다. 그러나 마음대로 떠들기는 하지만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능력은 부족합니다.” 김회장은 “동화를 직접 구연해보면 발표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긍정적 사고를 갖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폭력만화의 영향으로 다소 거칠어진 아이들의 표현이 순화된다”고 말했다. 0342―705―4936 〈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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