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전국 유일 연가게 운영 서울 우상욱씨

  • 입력 1998년 2월 9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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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살을 다듬는 손이 젊은이 손처럼 곱다. 연 날리는 동심을 그대로 간직해서인가. 30여년째 연을 만들고 있는 우상욱(禹相旭·64)씨는 나이답지 않은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서울 성동구 상왕십리동에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연가게를 열고 있다. ‘우상욱민속연연구소’라는 간판이 붙은 두세 평 남짓한 가게에는 온갖 연이 가득하다. 우씨는 연날리기 명수이기도 하다. 매년 2,3월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투연대회에 나가 지금까지 수십번도 넘게 상을 탔다. 투연대회에는 꼭 방패연이 사용된다. 우씨는 “우리 전통 연은 방패연 한가지”라고 강조했다. “하늘에 올라가 떠있기만 하는 대부분의 외국연들과 달리 방패연은 전후좌우 움직이면서 연줄싸움을 즐기는 묘미가 있습니다.” 연만들기는 간단치 않다. 대나무살을 곱게 다듬고 그림을 그리고 사기가루를 연줄에 입히는 등 50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씨가 연만들기로 생업을 정한 데는 우씨 부친이 연장사를 했다는 인연이 있다. 우씨는 “옛날 부친은 하루에 2백∼3백개씩 연을 만드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부친만큼은 못해도 신명날 때는 사흘만에 50∼60개도 만들기도 하고 일년이면 3천∼4천개의 연을 만들어 전국의 연동호인들에게 공급한다. 연날리기 인기가 예전만 못해도 지금 서울에만 3개의 연동호회가 있다. 우씨 자신이 서울투연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연만들기가 돈이 안되니 아무도 배우려들지 않아요. 아직 내가 가르칠 수 있을 때 전수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는데….” 우씨는 “정부라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2―296―2045 〈박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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