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저녁상]영계백숙에 붕어조림

  • 입력 1998년 2월 5일 20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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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이그, 꽁생원!” 오늘 낮 남편(정기신·37·설비회사차장)에게 딱 어울리는 줄무늬 셔츠를 발견하고도 ‘3만원이 웬수’라며 선뜻 지갑을 열지 못했던 우미혜주부(35·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수입의 절반은 ‘하늘이 두쪽나도’ 저축하는 남편 눈치보느라 1만원에도 가슴이 철렁하는 자신이 밉다. 하지만 술이다, 여자다 속 팍팍 썩이는 남자들이 부지기순데, 얼마나 갸륵한 남편인가. 오후 7시인 지금. 늦깎이 공부로 공대대학원에 다니는 남편은 오늘도 동네 독서실에서 밤 12시가 돼야 돌아올 모양이고. 남편을 기다리는 지금같은 시간엔 ‘그대 고운 목소리에 내 마음 흔들리고…’ 연애시절 남편이 유난히 좋아했던 정태춘 박은옥의 노래를 목청껏 부른다.‘여보,듣고 힘내!’ ‘힘내라’특상〓영계백숙(밤 은행 찹쌀 마늘 자극적인 냄새 덜한 황기를 인삼 대신)/봄동겉절이/오이숙주나물/붕어조림/총비용 7천5백원 〈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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