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주위가 가렵고 아프다」 「대변을 볼 때 피가 난다」.
전국민의 절반 정도가 지니고 산다는 치질. 겨울철은 특히 혈액순환이 잘 안돼 치질 때문에 의외로 고생할 수 있다.
치질의 3대 질환은 치핵과 치루, 치열. 이중 치핵이 전체 항문병의 70%를 차지한다. 치핵은 항문 안쪽 조직이 부풀어올라 심할 경우 항문 밖으로 빠져 나오는 내치핵, 항문 바깥 조직의 혈관에 피가 엉겨 굳어진 외치핵으로 구분된다. 치핵환자의 70%는 내치핵과 외치핵이 같이 있다. 치핵이 있으면 대변을 볼 때 피가 뚝뚝 떨어지고 심하면 피가 쭉 뻗어나오기도 한다.
치루는 직장과 항문 사이에 있는 항문샘이 세균에 감염돼 고름이 나오는 병. 항문 둘레에 구멍이 여러개 생기기도 한다. 남자가 여자보다 6배 정도 많다. 항문이 찢어져 화장지에 피가 묻어나는 치열(항문열상)은 만성 변비가 주원인. 치질환자의 20% 정도는 대개 치핵이나 치열 등을 함께 갖고 있다.
치질은 흔히 인간이 직립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생겼다고 말한다. 복부와 항문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져 항문 부위의 혈액순환이 안되고 이것이 울혈을 만들기 때문이라는 설명.
20세 이전에는 대개 치질이 없다. 그러나 치질이 잘 생기는 가족에서는 20세 전후에 치질이 발생해 급속히 진행된다. 이런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들이고 섬유질을 많이 섭취토록 하는 한편 적당한 운동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운동은 혈행을 좋게 해 치질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하복부에 압력이 많이 가는 씨름 사이클링 승마 골프 등을 지나치게 하면 치질을 유발할 수도 있다.
남성들이 조심해야 할 것은 음주. 상습적인 과음으로 간이 나빠지면 항문부위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온다. 특히 책상다리(가부좌)를 하고 오래 앉아 술을 먹거나 화투놀이를 하면 항문쪽의 압력이 높아져 치질이 악화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