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BS 기술연구소 조문재부장

  • 입력 1997년 12월 19일 20시 24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것을 만드는 일이 방송 엔지니어들의 보람인데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좋은 반응을 얻게 돼 좀 쑥스럽습니다』 19일 새벽까지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TV의 개표방송에서 단연 돋보였던 것은 문자효과기 「프리즘 젬(Prism Gem)」을 이용한 KBS의 개표 표시방법. 득표수가 변할 때마다 주유(注油)미터기처럼 화면 하단의 숫자가 빠르게 올라가는 방법을 선보여 초 단위로 순위가 수십차례 뒤바뀌었던 개표과정을 긴박감 넘치게 보여주었다. 이 기기를 개발한 KBS기술연구소 조문재(趙文在·46)부장은 『3년전에 개발한 기기인데 선거방송에 처음 활용해본 것이 큰 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KBS가 결과예측보도를 먼저 터뜨렸던 MBC보다 2배 이상의 시청률을 올린 데에도 「프리즘 젬」이 「일등공신」이었다는 평. 지금까지는 주로 TV프로그램 제목이 한 글자씩 통통 튀어나오거나 제목이 와르르 깨지면서 사라지는 등의 효과를 내는데 사용돼 왔다. 이번에는 개표현황 표시 자막의 모양을 고민하다 불쑥 「미터기」를 떠올린 김병호(金秉浩)보도본부장의 아이디어로 「작품」이 탄생될 수 있었다는 후문. 사방에서 걸려오는 격려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던 조부장은 「잘했다」는 주변의 칭찬에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 주유소 미터기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는데 하필 19일 기름값이 올라서 좀…』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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