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박철수/주유소 얕은 상술 씁쓸

  • 입력 1997년 11월 20일 08시 10분


환율이 폭등하고 이라크사태가 불안해진 탓인지 기름값이 치솟고 있다. 유가자율화 이후 조금이라도 값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다가 얼마전부터 사당고가차로 부근의 N주유소를 애용하게 됐다. 올해 문을 열었다는 그 주유소는 고시가격보다 5%나 저렴한 까닭에 항상 주유하는 자동차들로 붐볐다. 그런데 며칠전 주유중인데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불과 한달전만 해도 입구쪽에 커다랗게 붙여놓았던 가격표가 보이지 않았다. 계산을 하면서 주유기를 보고서야 그 까닭을 알 수 있었다. 주유기에는 할인가격이 아닌 정상가격(ℓ당 8백42원)이 보였다. 결국 경쟁주유소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한 뒤에 어느 정도 단골이 확보되자 소리 소문 없이 가격을 올리고 만 것이다. 첫인상으로 단골이 되고 나면 대체로 일일이 따지지 않고 그런가 하는 법이다. 주유할 때마다 일일이 주유기의 표시단가를 점검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상술이 얄밉기만 해 단골주유소를 옮겼다. 박철수(서울 강남구 개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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