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SBS「사랑하니까」,시험대 선「김수현 드라마」

  • 입력 1997년 10월 24일 20시 54분


지난 20여년간 방송가에서 흥행의 「보증수표」로 불려온 「김수현 드라마」가 이번에도 손님끌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27일 첫회가 방영되는 SBS 월화드라마 「사랑하니까」(밤9.50)가 시험무대에 오른다. KBS 「목욕탕집 남자들」 이후 첫 작품. 이 드라마는 특히 제작사인 케이블 TV의 현대방송(채널19)이 한주 앞서 방영한 뒤 공중파에서 다시 내보내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김수현식 드라마」의 틀을 밟고 있다. 인물구성과 이야기 방식에서 「사랑이 뭐길래」나 「목욕탕집 남자들」 등 김수현의 이전 히트작을 재연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절친한 친구이자 성격이 판이한 어수선(장용)과 옹상옥(한진희)이 중심 인물이다. 그런데 상옥의 아들이며 자식 딸린 이혼남인 기준(윤다훈)과 수선의 둘째딸 유나(이영애)가 결혼하겠다고 나서자 지금까지 잘 지내던 두 집안이 갈등관계로 빠져든다. 여기에 개성이 뚜렷한 두 집안의 자녀를 둘러싼 사건들이 백화점식으로 펼쳐진다. 이야기 전개도 「예상 답안」대로 이뤄진다. 아내와 사별한 뒤 세딸을 키워온 곰살맞은 수선에게는 당연히 재혼문제가 불거져 나온다. 새로운 「양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선의 사별한 부인 은아(배종옥)와 장모(나문희)가 특수효과를 이용해 영혼으로 등장하면서 코믹한 흐름을 전달한다. 드라마판 「사랑과 영혼」이다. 홈드라마의 특성상 비슷한 이야기와 인물, 과장된 캐릭터는 어쩔 수 없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웃음 속에 적당한 교훈이 담긴 김수현 드라마는 어쨌든 재미있다. 시청자는 변하는데 김수현은 변하지 않고 있는 점이 걸리기는 해도….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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