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담배인삼公,15억규모 「홍삼배 국제대회」내달창설

  • 입력 1997년 10월 23일 12시 02분


또하나의 대형기전이 생긴다. 신설되는 기전은 가칭 「정관장 홍삼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한국담배인삼공사가 개최하는 이 기전은 15억원의 대회규모로, 삼성화재배와 함께 세계최대를 자랑한다. 이로써 한국이 단독주최하는 세계기전은 동양증권배, 진로배, 삼성화재배, LG배,보해컵 등 7개 대회. 일본과 대만이 후지쓰배와 응씨배를 각 하나씩 개최하고 있는 것과는 크게 대조된다. 중국은 국제기전을 주최하지 않고 있다. 홍삼배는 구체적인 신설계획을 놓고 현재 한국기원과 최종협의단계에 들어가 있는 상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기전은 11월에 창설돼 32강을 가리는 1,2차 예선을 치를 예정이다. 이번 홍삼배 창설은 공기업인 담배인삼공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채를 더하고 있다. 기존의 기전은 모두 민간기업이 후원한다. 새 기전의 탄생으로 프로기사들에게는 기회가 그만큼 넓어졌다. 홍삼배 역시 삼성화재배와 같은 우승상금이 주어질 것으로 보여 각국 기사간에 치열한 거액상금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국제기전 창설은 단연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80년대 후반 일본과 대만이 후지쓰배와 잉창치배를 잇따라 만들어 국제기전시대를 열었다. 이들 기전의 우승상금은 한화로 약 1억6천만원과 3억5천여만원. 그러나 곧이어 동양증권배를 창설한 한국은 90년대 들어 단체전인 진로배를 비롯해 보해컵대회, LG배, 삼성화재배를 차례로 개최했다. 특히 LG배와 삼성화재배는 우승상금이 각각 2억원과 3억원에 달해 국제기전의 거액상금시대를 가속화시켰다. 이같은 상황에서 홍삼배가 창설돼 한국이 세계바둑의 「황금어장」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경제대국인 일본이 우승상금 2억원이 안되는 기전을 단 하나 유치하고 있고 대만도 4년에 한번 잉창치배를 개최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이 주최하는 국제기전은 상대적으로 너무 많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15개의 기전이 있으나 이들 기전을 모두 우승해도 대형국제기전의 1회 우승상금에 못 미치는 실정. 따라서 기력이 우수한 극히 일부의 프로기사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나 나머지 바둑인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아 오히려 위화감을 고조시킬 가능성도 있다. 여기다 기전 수의 국가간 불균형도 심각해 지나친 내부경쟁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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