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주민납치/정부부처 표정]「판문점상황」파악 분주

  • 입력 1997년 10월 17일 20시 11분


대성동 마을 주민 2명이 17일 북한군에 의해 납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 관련부처는 긴장된 분위기속에서 긴밀한 연락을 취하면서 「판문점 상황」을 파악하느라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 관계자들은 전방에서 군사적 대치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일단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관할하는 미군측과 북한군측의 협상결과를 기다리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 청와대 ▼ 潘基文외교안보수석은 이날 점심식사를 위해 외부에 있던 중 상황을 전달받고 낮12시50분께 부정방지대책위원을 청와대로 불러 격려 오찬을 베풀고 있던 金泳三대통령에게 유선으로 1보를 보고했다. 潘수석은 이어 통일-외교-국방등 관계비서관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유엔사,합참, 기무사 등 군기관으로부터 올라온 상황보고를 종합 분석한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관할하는 미군 대대장이 경비병을 출동해서 북한측과 협상중』이라고 일단 군사적 충돌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상황을 전했다. 潘수석은 납치사건이 발생한 지역지도를 짚어가며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내려와서 우리 주민을 잡아간 것인지, 우리 주민이 도토리를 따다가 군사분계선 북측으로 올라가 붙잡힌 것인지가 불분명한 상태』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주민송환에 시일이 소요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청와대측은 최근 북한이 金正日의 총비서 취임이후 남북경제교류에 관심을 표명한데 대해 내심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의 활성화를 기대해왔으나 이번 사건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 총리실 ▼ 외교 안보를 담당하고 있는 제1행정조정관실과 정무비서관실을 중심으로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 사건발생 경위, 우리 군당국의 대응태세 등에 대한 정보를파악하기 위해 모든 채널을 동원했다. 그러나 총리실은 정확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일단 모든 직원들을 비상대기시켜 놓은 채 상황전개를 지켜보면서 벼베기 행사를 위해 경기도 안성군 공도면으로 간 高 建총리에게 긴급 보고했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정확한 사건의 경위 등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국방부와 합참본부 등을 통해 사고발생 시간과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통일원 ▼ 이날 오전 12시께 북한군이 판문점 부근 비무장지대에서 우리 농민 2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는 긴급 보고를 받고 전방 사무소에 연락을 취해 사실확인에 나섰다. 통일원은 그러나 이날 정보분석실을 제외한 각 실국이 때마침 체육행사를 가져 한산한 모습이어서 일부 출근했던 직원들은 이같은 체육행사가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걱정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權五琦통일부총리도 시내 음식점에서 긴급 연락을 받고, 현재 모처에서 상황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원 관계자는 『현재 국방부에서 조사중에 있기 때문에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북한 잠수함에서 美구호물자 발견과 북한군에 의한 농민 억류등으로 남북관계가 당분간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외무부 ▼ 북미3과와 특수정책과등 담당과를 중심으로 국방부등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대응책을 협의했다. 한 당국자는 『현재 유엔사령부측과 북한군이 현장에서 주민의 송환문제를 협의중』이라면서 『그러나 양측간에 교전은 없었으며 한미 양국군과 북한군이 대치중인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외무부는 일단 정확한 사건경위가 드러나는대로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외교적 대응책도 마련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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