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남자의 임신과 與野 바뀐 國監」

  • 입력 1997년 10월 6일 20시 24분


▼남자가 아이를 갖는다. 그것도 남성호르몬이 가장 활발하게 분비될 것같은 근육질 남성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임신한다. 수정체를 안전하게 착상시키는 약품을 개발한 뒤 그 성능실험을 한 것이다. 실험은 성공한다. 그러나 그는 입덧을 하고 감상(感傷)에 젖기도 하면서 점차 「모성」을 느낀다. 그래서 실험목적을 넘어 아이를 낳기로 결심, 제왕절개수술로 출산한다. 미국영화 「주니어」의 줄거리다 ▼육아휴업을 얻은 나는 전업 「주부(主夫)」가 됐다. 아내의 진통이 시작된 것은 새벽 4시반. 나는 목욕물을 데우고 아침을 지었다. 아내는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근채 진통을 견뎌냈다. 욕조에서 나온 아내의 이곳저곳을 마사지했다. 한참 뒤 아이가 태어났다. 둘째도 사내였다. 아침은 아내의 주문대로 부추계란죽. 아내는 방글거리며 먹었다. 기뻤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실린 한 회사원의 「출산일기」다 ▼남자의 임신은 아직 영화 속에만 있으나 그밖의 성(性)장벽은 착착 무너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자 용접공이 5백명을 넘었다. 96년 현재 여자 1급 건축기사가 7천4백23명, 여자 사진기능사가 1천1백42명이다. 남자 조리사는 4천5백16명, 남자 미용사는 1천6백21명이다. 심지어 유럽에서는 여자 마피아보스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때로 여자보스들은 남자보다 더 비정하게 일을 처리한다고 한다. 이 정도면 성의 역전(逆轉)이라고 할까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역전됐다는 보도다. 정부측을 여당보다 야당이 더 부드럽게 대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을 안심시키려는 야당의 대선전략이다. 여당이 정부를 마냥 감쌌던 과거관행은 잘못이다. 판세가 좋다고 해서 야당이 과거 여당의 잘못까지 본뜨는 것은 우습다. 성파괴는 이성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고도 하지만 야당의 변신은 보기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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