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뒤안길]후보들의 「박찬호 챙기기」

  • 입력 1997년 10월 2일 19시 55분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에서 활약하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선수의 병역면제 문제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입장은 「5인5색」이다. 면제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민주당 조순(趙淳)후보. 그는 최근 한 초청강연회에서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지만 국민의 이해와 동의가 전제될 때는 예외』라며 적극적으로 병역면제 입장을 표명했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는 「다분히 긍정적」,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다소 긍정적」이다. 국민회의 당론은 「바둑천재 이창호기사에게 적용했듯 박선수에게도 병역특례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다만 김후보는 긍정적이되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후보는 『법적 근거없이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문체부 규정상 국위선양 선수에게 특례를 주는 제도가 있으니 그에 따라 처리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인제(李仁濟)후보측은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입장정리가 안됐다고 밝혔다. 반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후보는 『아직 병역문제가 닥쳐오지도 않았는데…』라며 시큰둥해하는 눈치. 그는 대선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박선수에게 「추파」를 보내는 것도 마뜩치 않아한다. 신한국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1일 국회 문체공위의 문화체육부 국정감사에서 박선수 등 국위를 선양한 운동선수에 대한 병역특례 조치를 촉구했다. 하지만 문제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국방부는 『특례 근거가 없다』고 쐐기를 박고 있다. 여야는 9월부터 경쟁적으로 논평을 내면서 박선수에 대한 관심을 표하고 있다. 운동선수에 대해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박선수는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스타로서 톡톡히 「비중」을 인정받는 셈이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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