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가마다 『한들한들』 가볼만한 코스모스길

  • 입력 1997년 9월 25일 07시 26분


문득 일상의 삶에 지쳐 고개들어 창밖을 바라보면 어느새 핀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웃고 있다. 선선한 가을 바람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는 왠지 애잔하다. 모처럼 온가족과 함께 시골의 한적한 코스모스 길을 따라 나들이를 나서보는 게 어떨까. 가볼 만한 코스모스 길을 알아본다. ▼통일로주변〓서울 구파발에서 경기 파주시 문산의 임진각에 이르는 90리길. 샐비어 피튜니아꽃과 코스모스 꽃들이 한데 어우러져 바람에 파도처럼 넘실댄다. 길 중간중간에 공순영릉 자운서원 반구정 화석정 북한산 일영 송추 유원지 등 볼 만한 곳이 많다. 율곡이 말년을 보냈다는 화석정은 수백년 묵은 노송이 우거지고 정자 밑으로 임진강이 흐른다. 강변의 논둑 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디선가 백로떼가 날아들기도 한다. 문산∼적성간의 37번국도변 큰 길에서 1.5㎞ 떨어져 있는데 입구 안내판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찾기 어렵다. 광탄면의 보광사와 용미리 마애석불, 벽제 근처의 서오릉과 서삼릉도 들러 볼 만하다. [가는 길] 구파발에서 통일로를 따라 문산사거리까지 진출했다가 신성주유소 옆길을 통해 선유리 삼거리 우회전∼법원리 방향으로 접어들거나 의정부역에서 3번국도를 따라 동두천쪽으로 방향을 잡아 주내삼거리에서 광적을 경유, 법원리로 진입한다. 법원여중∼서원말고개(댕톳고개)를 넘으면 자운서원이다. 화석정은 법원리로 나와 선유리에서 우회전해서 가면 된다. [맛있는 집] 화석정 아래에 있는 화석정가든(0348―52―1818)은 장어구이로 소문난 집. ▼수원 용주사∼세마대〓경기 화성군 태안읍에 있는 용주사는 울창한 숲사이로 난 진입로의 코스모스길이 아늑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절안의 회양목도 운치를 한층 더해준다. 산마루의 세마대에 오르는 길은 길옆의 소나무숲이 울창하고 그 사이사이 코스모스꽃들이 깜찍하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 오산IC로 진입해 1번국도를 타고 죽미령∼세교동∼세마대로 진입하는 것이 편하다. 세마대에서 7㎞거리에는 용주사, 9㎞거리에는 융건릉이 있다. [맛있는 집] 융건릉 앞의 너와집(0331―222―4500)은 가마솥곰탕으로 유명. ▼운천 산정호수〓산정호수로 들어 가는 양쪽 도로변과 호숫가를 따라 약 6㎞에 코스모스꽃들이 웃으며 해맑게 서 있다. 호수주변의 운천사 자인사 비선폭포 등룡폭포도 들러볼 만하다. 호수 뒤에 떡 버티고 서 있는 명성산은 등룡폭포쪽으로 올라가 뒤쪽을 보면 울창한 숲과 억새풀밭이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가는 길] 의정부∼포천∼38휴게소 우회전∼5분쯤 달리다 검문소에서 좌회전∼산정호수 주차장. 코스모스 꽃길은 주차장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된다. [맛있는 집] 산정호수 주변의 운천막국수집(0357―32―5748)을 많이 찾는다. 호수 주변의 음식점에서 파는 비빔밥, 쏘가리 메기매운탕, 도토리묵 등도 맛있다. ▼기타〓과천 서울대공원으로 들어가는 양재동 인터체인지에서부터 대공원주차장에 이르는 1.7㎞길도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춘천 소양2교∼춘천댐∼화천∼파라호∼오음리∼춘천의 83㎞에 이르는 순환코스는 강과 호수 그리고 코스모스꽃이 버무려진 환상의 드라이브 길이다. 계룡산 갑사 가는 길도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있다. 고찰의 위엄과 코스모스의 가벼움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낚시터로 유명한 충북진천의 초평 백곡 연곡저수지를 끼고 도는 길도 들국화와 코스모스가 소담스럽게 피어 있다. 조승렬<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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