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청의 공중화장실 청소를 맡고 있는 여성환경미화원 24명은 일명 「소쩍새 아줌마」들이다.
24명 중 3명을 뺀 21명은 모두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던 남편을 사고나 질병으로 잃고 환경미화원으로 대신 채용된 사람들이다.
어린이놀이터 공원 등의 공중화장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심하게 어질러놓은 것들을 치우는 것은 퍽 고된 일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더 어려운 남을 위해 손을 뻗친다. 91년부터 7년째 강원도 치악산 기슭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승가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집단촌 「소쩍새마을」에 매달 월 15만원씩 후원금을 보내는 것이 그것.
이들은 명절이나 공휴일이면 기저귀 밑반찬 등 요긴하게 쓰일 물건들을 챙겨 소쩍새마을을 찾아가 따사로운 정을 나눈다. 「소쩍새 아줌마」는 여기서 붙여졌다.
이들이 소쩍새마을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17년째 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최고참 이명자(李明子·53)씨 때문. 이씨는 91년 TV를 통해 소쩍새마을을 알게 된 뒤 직접 찾아가 재래식화장실을 사용하는 등 어려운 생활여건을 목격하고 도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씨는 『우리들은 남편 없는 것 말고는 행복한 편』이라며 『우리보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라면값이라도 보내자』고 동료들을 설득, 그해 7월부터 24명이 소쩍새마을 후원을 시작했다.
95년 소쩍새마을을 이끌던 일력스님이 불미스런 일로 구속되자 이들 사이에 한때 후원을 그만두자는 말도 있었지만 결국 『우리가 후원한 것은 스님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냈다.
서울시청노조 은평구청 노조부지부장도 맡고 있는 이씨는 『동료 24명 가운데 한명이 올 연말 정년퇴직을 하게 된다』며 『사람들은 바뀌겠지만 작은 정성을 모으는 일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