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호석/올 추석 차분한 마음으로 고향찾자

  • 입력 1997년 9월 13일 08시 22분


올 추석연휴에도 인구의 절반이 움직이는 민족대이동이 예상된다. 교통전쟁을 치르면서도 고향을 찾는 도시의 자녀들은 과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주고가는지 곰곰 생각하게 한다. 명절때만 되면 뽐내기라도 하듯 너도 나도 자가용을 몰고 내려와 농촌마을 골목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오랜만에 모여서도 대화주제는 온통 자동차 뿐이고 행여 동네 아이들이 차에 흠집이라도 낼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들이다. 차례가 끝나기 무섭게 먹고 마시고 놀기에 정신없다가 부모가 싸주는 농산물과 추석음식물을 차에 싣고는 휑하니 떠나버린다. 마치 추석연휴가 질탕하게 노는 휴일이고 고향땅을 스트레스를 푸는 휴양소쯤으로 여기는 것이나 아닌지. 고향을 지키던 농민들도 저마다 차를 몰고와서 우쭐대는 「금의환향객」들로 한동안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다. 부모를 뵙기 위해 의무적으로 찾는 고향이 아니라 날로 황폐화하는 농촌을 살리는 발걸음이 된다면 추석이 더욱 뜻깊어지지 않을까. 고향농산물을 사주거나 마을에 문화시설을 만들어 주는 등 이번 추석은 고향을 아끼고 농촌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귀성길에 올라주기 바란다. 김호석(경남 창녕군 창녕읍 여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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