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갯길만 대신 운전해주는데 2만원 받습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지만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기 위해 끊임 없이 개발되는 아이디어 중에는 기발한 것들이 적지 않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 송도에서 연수신시가지로 넘어가는 5백여m의 고갯길 밑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이 강화되자 이 고갯길만 대신 운전해주는 「깔닥고개 넘기 대리운전」이 성행하고 있다.
「다람쥐 기사」들은 연수동으로 통하는 지름길인 이 고갯길만 대신 운전해주고 2만원씩을 받는다.
술꾼들에게는 「눈물의 고갯길」로 통하는 이 길은 송도쪽 근로청소년복지회관 아래 오리탕집 입구부터 시작되는데 경사가 40도로 높아 연수동쪽 고개밑의 사정은 알 수 없게 돼있다.
따라서 음주운전자들은 송도쪽 고갯길에 다람쥐 기사들이 나와있으면 고개 너머에 음주운전 단속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람쥐 기사를 이용한다.
술집에서 집까지 대리운전을 시키면 4만∼5만원 드는데 비해 이 고개만 피하면 별 탈없이 갈 수 있다는 생각이 음주운전자들을 유혹한다. 이들 다람쥐 기사들은 경찰관 단속이 시작되면 밤11시부터 검문이 끝나는 다음날 오전3시까지 4시간 동안 연수동으로 진입하는 송도고갯길 아래 오리탕집 근처에 진을 친 채 손님을 낚는다.
〈인천〓박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