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에 실패는 자주 오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사고로 사업을 끝까지 펼쳐나가는 자신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난 5월 미국 시사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표지의 인물로 선정한 재미교포 김종훈(金鍾勳·36)씨. 미국에서 고속 성장한 1백대 벤처기업 중에서 1위로 단연 앞선 미국 유리시스템사의 창업자이자 회장이다. 그는 지난 1일 델타정보통신㈜과 기술 제휴차 모국을 찾았다.
큰 딸 유리(6)의 이름을 딴 유리시스템은 미국 메릴랜드주 랜햄시에 본사를 둔 네트워크 전문회사. 멀티미디어 데이터 전송장비인 비동기(非同期)교환방식(ATM) 통신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해 매출 2천1백만달러(약1백89억원)에 순익 3백20만달러(약29억원)로 지난 3년동안 해마다 3∼4배의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다.
『유리의 성공은 우수한 맨파워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대학동문은 물론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장 커네스 브로디 전수출입은행장 등까지 스카우트해올 수 있있던 것은 유리가 회사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그만큼 기술력과 비전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김회장은 중학3학년때인 75년 미국으로 이민가 존스홉킨스대를 거쳐 미국 해군에 입대, 핵잠수함 승선장교로 최첨단 군용통신장비를 다루며 벤처기업 창업의 밑바탕을 닦았다.
『지난 92년 유리시스템을 창업한 이래 항상 성공해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살던 집을 저당잡혀 창업자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난 2월 주식 상장으로 일약 억만장자로 떠올랐다. 그가 보유한 주식지분(56%)은 환산하면 1억6천8백만달러(약1천5백억원)에 이른다.
그는 7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