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궁 장영술감독, 세계대회 2관왕 연속배출

  • 입력 1997년 9월 2일 19시 53분


상무 양궁팀 장영술감독(42). 그의 재산목록 1호는 노트북 컴퓨터 「윈프로486」이다. 선수들을 지도할 때나 양궁인들을 만날 때 그는 항상 이 컴퓨터를 켜놓는다. 심지어 머리맡에 컴퓨터를 두어야만 잠이 들 수 있을 정도다. 그가 이 낡은 컴퓨터를 애지중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6년간 양궁에 관한 모든 것이 이 컴퓨터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그는 상무 코치로 재직중이던 92년 국내 최초로 「양궁 전산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이어 이듬해 한국스포츠과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양궁 탄착군 분석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양궁이 이룩한 오늘날의 과학적인 훈련 및 선수관리체계는 바로 그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감독의 컴퓨터에 수록되어 있는 정보는 책2권분량이 넘는다. 이중 가장 돋보이는 항목은 「선수관리시스템」. 경기와 훈련시 과녁에 꽂히는 화살 방향을 일일이 수록, 이를 토대로 선수들의 자세와 나쁜 습관들을 교정하는 것이다. 단순한 지도자의 느낌으로 지적하면 반발하던 선수들도 이 컴퓨터의 통계를 들이댄 뒤부터는 일절 토를 달지 않는다는 것. 하루 자료정리에 드는 시간은 20∼30분. 92년부터 훈련이 끝나는 매일 오후5시반이면 그는 어김없이 컴퓨터에 매달렸다. 상무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연달아 전관왕을 배출했다. 95년 자카르타에서 열린 38회대회에서 이경출이 국내 양궁사상 처음으로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데 이어 지난달 23일 끝난 39회대회(빅토리아)에서도 김경호가 2관왕에 오른 것. 대한양궁협회의 김일치 부회장은 『명문 실업팀들을 제치고 상무가 연달아 세계 최고의 명궁을 배출한 것은 장감독의 과학적인 훈련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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