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교통공무원 애환담은 4행시 화제

  • 입력 1997년 8월 30일 10시 11분


「먼동트면 출근하여 버스전용 차선단속/한낮에는 대동거리 불법주차 집중단속/오분예고 안한다고 육두문자 춤을 추고/전신만신 불법주차 인도에도 차가 있네」. 시민들의 불법주정차 실태를 고발하고 이를 단속하는 공무원들의 애환을 담은 4행시 「단속별곡(團束別曲)」을 대구의 한 교통공무원이 지어 구군청 직원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단속별곡은 대구 수성구청 지역교통과 신상길씨(42·기능직9급)가 단속현장에서 겪은 체험과 소감을 시로 지은 것. 신씨는 단속의 어려움을 「점포상인 숨바꼭질/방송때만 차를 빼고/단속후엔 다시 대는/얌체족들 너무 많다/사무실에 있노라면/너도나도 항의전화/민원전화 받을때면 동네방네 북이 되고」로 표현했다. 신씨는 또 단속에 항의하는 시민과 동료직원의 어려운 처지를 「단속당한 아저씨가 찾아와서 고함치면/자초지종 물어보고 달래어서 보내놓고/우리직원 멍든 가슴 어느 누가 알아주랴/소주한잔 하고나서 스트레스 풀어보자」라고 읊었다. 대구시 문우회 회원이기도 한 신씨는 『온종일 실랑이를 벌이면서 단속하는 동료직원들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바쁜 업무속에서도 생활의 여유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시를 지었다』고 밝혔다. 신씨는 『불법주정차를 하다 단속돼 구청을 항의방문한 시민들도 단속별곡을 읽어보고 발길을 돌리는 등 시를 지은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