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52세. 여성은 폐경 이후 큰 신체 변화를 겪기 때문에 이 때는 건강 관리에 특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
폐경이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해 거의 분비되지 않는 것이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의 특징적인 현상은 월경의 중지, 피부건조, 질벽의 약화, 얼굴 홍조와 심한 감정의 기복, 잦은 골절 등이다.
또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아지고 혈관이 굳어지는 현상도 보인다.
미국에서는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는 것이 폐경 증상의 치료법으로 의학계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 여성의 85%가 아직도 에스트로겐을 사용하는 데 주저한다. 이유는 유방암에 대한 두려움 때문.
에스트로겐이 유방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므로 에스트로겐을 인공적으로 투여하면 유방암의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방암의 위험을 제외하면 에스트로겐의 투여는 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다.
미국 보스턴의 브리검 위민스병원 연구팀은 지난 16년동안 폐경을 맞은 여성 4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에스트로겐을 투여한 사람이 이를 투여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37%가 낮았다는 것이다.
특히 심한 심장병의 발생은 53% 가량 낮아진 반면 유방암은 43%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에스트로겐은 사용기간이 중요하다. 즉 에스트로겐을 10년이나 그 이상 사용할 때는 그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계속 써야 할 경우 5년간 투여하고 6개월간 쉰 다음 다시 쓰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심장이나 뼈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면서 유방세포가 계속 성장할 말미를 주지 않아 유방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이미 심장병이 있을 때 에스트로겐을 복용하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에스트로겐 요법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여성은 △고혈압 △비만 △흡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우다. 반면 △어머니나 자매중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유방에 양성 종양이 있고 △초경이 빠르고 △초산 연령이 낮거나 자식이 없는 여성은 이 요법을 쓸 수 없다.
길병원 여성클리닉 朴芝洪(박지홍)과장은 『유방암에 대한 우려보다는 심장병과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등 질병의 예방과 함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서도 호르몬요법을 선택하는 것이 폐경 이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용수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