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콜스 지음]
「똑똑한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이다.경쟁에서 승리한 자만이 부와 권력, 명예를 움켜쥔다. 모두가 1등을 꿈꾸는 시대, 「착한 사람」은 과연 시대착오적 존재인가.
도덕지능, MQ(Moral Quotient). 윤리불감의 세태에 맞서 도덕성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 용어가 「행복한 삶」을 약속하는 새로운 대안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능지수 IQ와 감성지수 EQ가 미처 아우르지 못한 인간 심성의 또다른 지평을 펼쳐 보여준다.
미국의 저명한 아동심리학자 로버트 콜스가 쓴 「도덕지능, MQ」(해냄)는 「착한 아이 키우기」에 관한 이론과 실제를 담은 일종의 자녀교육 안내서다. 저자는 다양한 계층의 문제아 집단과 상담하면서 느낀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면서 「가슴 따스한 도덕적 인간」을 찾는 여정에 나선다. 도덕지능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형성되는지, 도덕지능이 높은 이는 대인관계에서 어떤 장점을 갖게 되는지 정신 분석학적 식견을 보태어 설명한다.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소녀는 자신의 처지보다는 딸을 잃을 어머니의 슬픔이 더 고통스럽다. 교통사고로 한쪽 팔을 못쓰게 된 소년은 평소 동네야구를 즐기던 아버지가 아들의 부상 때문에 취미생활을 포기하지나 않을까 마음이 쓰인다.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도덕지능이 높은 인간형이다.
「역사적 사실을 잘 외우거나 수학문제를 탁월하게 푸는 아이가 있듯 도덕적으로 뛰어난 품성을 지닌 학생도 존재한다. …도덕지능은 단순히 규칙을 달달 암기하는 식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일상 생활에서 직접 보거나 들은 내용을 마음깊이 새기는 배움의 과정을 통해 정신적으로 성숙하는 것이다」.
양심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게 아니다. 자녀가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는 것은 MQ교육의 기본원칙이다.
부모가 무의식중에 저지른 위법행위는 아무리 사소한 것일 망정 자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 잘못된 행동을 흉내내도록 자극한다. 이 과정이 거듭되면서 심성은 알게 모르게 비뚤어지고….
결국 부모와 교사의 고정관념이 도마위에 오른다. 유아시절 무조건적인 애정과 보호를 베풀다가 아동 청소년기에는 「공부만 잘하면 만사 OK」 식으로 몰아가지는 않았는지 되묻는다.
자녀가 넉넉한 품성을 지닐 수 있도록 도덕지능 교육에 관심을 기울일 것인가, 아니면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생존경쟁의 정글로만 내몰 것인가.
〈박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