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여성컴퓨터백일장 장원 손계옥씨

  • 입력 1997년 7월 15일 20시 11분


『주부나이가 40대후반에 접어들면 시간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더군요. 대학 다니는 아들이 물려준 「고물」컴퓨터로 습작했습니다』 15일 한국여성정보원 주최의 여성컴퓨터백일장 시상식에서 장원상을 받은 孫桂玉(손계옥·48·서울 서초구 잠원동)씨는 첫번째 백일장 응모로 영광을 차지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컴퓨터백일장은 여성정보원이 여성주간(1∼7일)을 맞아 여성들에게 컴퓨터를 친숙하게 만들고 문화활동의 수단으로 활용케하기 위해 처음 개최한 것. 손씨는 「왕초보」이긴 하지만 16비트 초기형 컴퓨터도 사용하고 휴대전화도 가지고 다니는 「첨단주부」. 그러나 수상작은 「행주」. 주부자신의 일을 행주에 빗대어 읊은 시다. 「얼룩지고 곤죽이 된 몸 나를 버틸 수 없어/뜨거운 비눗물 탕에 들어가 찌든 피곤을 지우고/…/헹구고 헹궈내어/…/비틀고 비틀어…」. 손씨는 『시속의 행주는 바로 나』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나라 주부들은 자신을 잘 못드러내고 어디서든 조용한 존재로 있습니다. 행주처럼 세상이 오직 부엌인양 이곳에서만 왔다갔다하지요. 그러나 항상 자신을 깨끗하고 고귀하게 만들고 싶은 소망을 안고 살아갑니다』 「푸른하늘 흰구름 배경으로/나의 자존심 추켜올릴 뽀얀 얼굴/흔들고 싶어」. 손씨는 「행주」에 쓴 시어처럼 문학을 향해 자신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진경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