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OFA실 「24년근무」퇴임 조윤제씨

  • 입력 1997년 6월 27일 19시 55분


서울지검에서 「검사장급 별정직 직원」으로 통하는 한미행정협정(SOFA)의 산증인 趙潤濟(조윤제·73)씨가 오는 30일 서울지검 SOFA실을 떠난다. 지난 73년 당시 서울지검에서 SOFA 업무를 시작한 그의 직급은 24년전과 똑같은 별정직 7급 그대로. 그동안 서울지검이 처리한 외국인사건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쳐갔다. 그의 손으로 작성한 영문 공소장만도 1천장이 넘을 정도. 영어 일어 중국어 등 3개어에 능통한 조씨는 대부분의 사건을 통역없이 처리해왔다. 그가 관여한 사건으로 가장 유명한 사건은 지난 74년 文世光(문세광)의 고 陸英修(육영수)여사 저격사건. 그는 당시 수사를 책임진 鄭京植(정경식·헌법재판관)주임검사 金榮秀(김영수·전문화체육부장관)검사 등과 함께 살다시피하면서 문의 통역을 도맡았었다. 최근 조씨가 한달 평균 처리한 SOFA사건은 40여건 안팎. 한달 평균 2백건이 넘는 사건으로 점심도 제때 못먹어 위궤양까지 걸려 고생했던 옛날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편이다. 『과거에는 살인 강간 등 강력사건이 많았습니다. 그때 미군이 저지른 사건중 질이 나쁜 사건을 처리하다보면 울분이 치밀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국내에서 재판권을 행사하는 사건이 늘고 미군측에서도 교육을 강화해 강력사건은 크게 줄고 교통사고나 경미한 폭력사건이 대부분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쉬워할 때 떠나겠다는 각오로 사표를 냈다』는 그는 『미국이란 나라는 법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감정보다는 이성과 원칙을 앞세워야 일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종식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