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與 大選세몰이와 대표직사퇴 「함수관계」

  • 입력 1997년 6월 20일 19시 50분


▼전당대회를 한달 앞둔 신한국당의 내부 사정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李會昌(이회창)대표진영과 이대표에 반대하는 진영이 물고 물리는 진흙탕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당이 깨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공정경선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부끄러울 만큼 앞뒤 가리지 않는 싸움으로 날을 지새고 있다 ▼후보등록을 눈앞에 둔 경선주자들이 막바지 박차를 가하는 것을 반드시 비난할 이유는 없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분파행동을 하지 말라고 아무리 경고해도 지금은 들릴 때가 아니다. 또 듣는 체 한다 해도 고분고분 따를 때도 아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정도를 지키는 것이 당원들의 지지를 얻는 길이다. 혼란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패거리를 짓거나 좌충우돌 대세몰이에 나선다면 결국은 당심(黨心) 민심 모두 잃게 마련이다 ▼신한국당의 당내당(黨內黨)이라는 정발협이나 나라회가 무슨 이념이나 정책의 동질성 때문에 생긴 모임은 아니다. 단지 「이 기회에 한 건 해보자」는 식으로 모였으니 패거리라는 소리를 듣는다. 일부 주자들 간의 연합움직임도 단순히 세(勢) 불리기를 위한 것이라면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 파벌싸움처럼 보이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대표의 처신 또한 신사답지 못한 것 같다 ▼여당이 사상최초로 경선다운 경선을 하려면 이대표가 대표자리에 연연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게 다수 여론이다. 그런데도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면서 대표 프리미엄을 챙겨보겠다는 계산이라면 당당한 모습이 아니다. 그가 다음달 초 대표직을 물러나겠다고 하나 이미 대표자리의 손익분기점은 지난 느낌이다. 사퇴시기가 늦어질수록 그만큼 더 손해를 볼 뿐이다. 하루라도 빨리 사퇴하는 것이 공정경선은 물론 자신을 위해서도 유리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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